1. 캐패시터란?
캐패시터는 영어로 capacitor, 한글로는 캐패시터 또는 커패시터, 콘덴서, 축전기 라고 한다. 반도체 전공 관련된 사람들 대부분은 캐패시터라고 읽으니 여기서도 캐패시터로 통일해서 글을 쓰겠다.
반도체 전공인 학생들이나 관련 종사자들은 수도 없이 듣는 용어이다. DRAM에서 캐패시터 크기가 어쩌고, 기생 캐패시턴스(parasitic capacitance)가 어쩌고..
일단 캐패시터의 구조부터 보자.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림 1. 기본적인 캐패시터의 구조(왼쪽)과 회로에서 캐패시터를 나타내는 이미지 (오른쪽) (출처, wikipedia)
전도체 (conductive materials, 전기가 잘 통하는 물질, 그냥 금속이다.) 사이에 유전체 (dielectric materials, 또는 전기를 통하지 않게 하는 물질이라고 하여 절연막(insulator)이라고도 한다.)가 있는 구조를 캐패시터라고 한다. 전도체 양 끝단에는 전기가 잘 통하는 금속선을 연결한다. 매우 간단하다.
그림 2.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캐패시터의 모습들. (출처, wikipedia)
그림 3. DRAM에서 캐패시터의 모습. (출처. Titanium dioxide thin films for next-generation memory devices)
그럼 저게 어디에 쓰이느냐? 사실 캐패시터가 쓰이는 곳은 굉장히 많지만 이곳은 반도체만을 다루는 곳이기 때문에 철저히 반도체 관점에서 알아보겠다.
첫번째는 DRAM에서의 캐패시터이다. DRAM은 메모리 소자이기 때문에 캐패시터를 정보 저장 용도로 쓴다. 두번째는 MOS 캐패시터 구조이다. 이는 캐패시터의 사용 목적 보다는 MOSFET을 알기 위해 필수로 선행되어야 할 이론과 개념이다. DRAM과 MOS 캐패시터, MOSFET에 대해서는 나중에 상세히 포스팅 하겠다.
2. 캐패시터 동작의 이해
앞서 DRAM에서의 캐패시터 용도는 정보 저장을 위한 용도로 쓰인다고 했다. 그럼 캐패시터는 정보를 어떻게 저장할까? (사실 정보를 저장한다는 말이 잘 와닿지 않으실거다. 정보를 저장한다는 말은 곧 전자 (또는 정공(hole), 합쳐서 전하)를 어딘가에 저장시켜 전위차를 발생시키는 것이고, 이는 특정 전압에서 전류값이 바뀐다는 얘기고, 이것이 디지털 논리 회로로 변환되어 0과 1로 구분되게 하는 것을 뜻한다. 이는 메모리 소자에서 쓰기/지우기라고도 한다.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메모리 소자에서 포스팅 하겠다.)
아래 그림 4의 회로를 보자. 쉬운 이해를 위해 직류 전압으로 인가하는 것을 가정한다.
그림 4. 캐패시터가 달린 회로도
위에서 설명하였듯이 캐패시터의 구조는 전도체 사이에 유전체가 있다. 그리고 이 유전체는 전기가 잘 통하지 않는 물질이다. 따라서 캐패시터 양 끝단에 전압을 걸어주면 전류가 흐르지 않고 캐패시터의 양 끝단 전도체에 전자와 정공이 쌓이게 된다. 이것이 캐패시터가 충전되는 원리이다. 전자와 정공이 쌓이게 됨에 따라 캐패시터 자체적으로 또다른 전위차가 발생하였기 때문에 이 캐패시터 소자 자체적으로 전류를 발생시킬 수 있다.
결국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전자와 정공들이 캐패시터 소자의 양 끝단에 '모여'있다는 점이다. 즉 전하들이 저장되어 있는 것이다.
3. 캐패시턴스의 이해
캐패시턴스(capacitance, 정전 용량)란 어떤 한 캐패시터가 전하를 얼마나 많이 저장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척도로써 수치화된 값이다. 당연히 캐패시턴스가 클수록 전하를 더욱 많이 저장할 수 있다. 보통 캐패시턴스는 C로 표현을 하고 그 결과값의 단위는 F(Farad, 패럿)이라는 단위를 쓴다. (ex. C = 1 F)
그럼 어떤 조건에서 큰 캐패시턴스를 얻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1. 캐패시터 소자의 면적이 넓을 수록 (A라고 표현)
2. 유전체의 두께가 얇을수록 (t 또는 d라고 표현)
3. 유전체의 유전율(Permittivity)이 클 수록 캐패시턴스 값은 커진다.
(유전율은
또는
라 쓰고 각각 입실론, 카파 라고 읽는다. 보통 입실론을 많이 쓰지만 비유전율을 나타내는 k는 뒤에 설명할 high-k와 low-k 설명을 위해 추가적으로 언급한다. 사실 입실론이나 카파나 동일한 의미로 통용된다.)
이걸 수식으로 나타내면
이다.
가령 내가 캐패시턴스값이 큰 캐패시터를 만들고 싶으면 단순히 면적을 넓히고 두께는 얇게하고 유전율이 큰 유전체를 쓰면 된다.
하지만 현대 반도체 공정에서의 몇가지 난제가 발생하는데..
1. 면적을 넓힌다 -> 무어의 법칙은 이미 깨졌지만 반도체 소자의 크기는 현재도 점점 줄어들고 있고 그에 따라 캐패시터의 크기도 줄여야 한다.
2. 유전체의 두께를 얇게 한다 -> 유전체의 두께가 일정 수준 이하가 되면 direct tunneling이라는 효과로 인해 누설 전류가 매우 커져 소자로서의 역할을 못한다. 즉 유전체가 유전체 역할을 하지 못해 전하들이 캐패시터를 그냥 통과하게 된다.
3. 유전율이 큰 유전물질을 사용한다 ->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유전율이 큰 물질을 발견되었고 실제 상용화에 성공하였다. 예를 들면 HfO2나 ZrO2와 같은 물질들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유전율을 가지는 유전체를 찾기 힘들다. 나중에 더 상세히 포스팅 하겠지만 Si과 유전물질 사이의 계면 상태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조건에 부합하는 최적의 물질을 찾기 힘들다.
그럼 저 위의 문제들은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인가? 몇몇은 이미 해결된 문제이고 몇몇은 아직도 해결중인 문제이다. 예를 들어 DRAM에서 캐패시터 면적을 넓히기 위해 원통형의 3D 구조로 제작되고 있는 중이다.
4. High-k와 Low-k 물질
위에서 유전율을
또는
라고 쓴다고 하였다. High-k 물질과 Low-k 물질은 문자 그대로 유전율이 높은 물질과 유전율이 낮은 물질을 의미한다. 그럼 높고 낮다의 기준점이 되는 유전율은 몇일까?
답은
= 3.9이다. 이 값은 순수한 SiO2의 유전율이다. 사실 SiO2 이 물질 하나만 가지고도 할 얘기가 너무 많은데 여기서는 간단히 설명한다. SiO2는 반도체 소자에서 매우 많이 쓰이는 유전체이고 굉장히 안정적이고 신뢰성있는 물질이다. 따라서 이 SiO2의 유전율 3.9를 기준점으로 잡고 유전율이 3.9보다 낮은 물질을 low-k 물질, 유전율이 3.9보다 높은 물질을 high-k 물질 이라고 한다. (재밌는 사실은 유전체를 사용하지 않고도 캐패시터도 만들 수 있다. 전도체 사이를 진공 상태로 만들면 이 또한 훌륭한 캐패시터이다. 이상적인 진공의 유전율은 1이다.)
캐패시턴스는 유전율이 높을수록 높다고 하였다. 그림 5를 보자.
그림 5. Low-k 물질로 만든 캐패시터와 (왼쪽) high-k 물질로 만든 캐패시터 (오른쪽)
차이가 보이시는가? low-k 물질은 유전체 안에 +/-된 타원의 숫자가 작은 방면 high-k 물질은 low-k 물질보다 타원의 숫자가 많다. +/-로 된 타원 하나의 이름을 쌍극자 (dipole) 이라고 부른다. high-k 물질은 이 쌍극자가 low-k 물질보다 많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외부 전압에 의해 쌍극자가 발생하게 되면 중성인 원자들이 전압의 방향으로 배열되면서 내부 전위 (내부 전압)가 발생하게 된다. high-k 물질은 쌍극자가 많기 때문에 low-k 물질보다 더 큰 내부 전위가 발생하게 되고 이것은 결국 캐패시턴스 값이 커짐을 의미한다. 쌍극자에 대해 좀 더 설명해보자.
그림 6. 전압이 인가되기 전 유전체안의 원자와 (왼쪽) 전압이 인가된 후의 원자의 구조 (오른쪽).
전압이 인가되기 전에는 +전하를 띄는 원자핵과 그 주변을 -전하를 띄는 전자들이 끊임없이 돌고 있다. 이 원자는 전기적으로 중성이다. (그림 7 참조). 이 때 전압을 인가해주면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전압 방향 쪽으로 -전하를 가지는 전자가 쏠리게 되고 자체적으로 약한 전위차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쌍극자라고 한다. 추가적인 설명을 위해 그림 7은 전압 인가 전과 후의 수소 원자에 대한 그림을 나타내었다.
그림 7. 전압이 인가되기 전 수소 원자 (왼쪽)와 전압이 인가된 후의 수소 원자의 구조 (오른쪽). 외부 전압이 인가되면 전자가 + 방향으로 끌리면서 쌍극자가 발생하게 되고 수소 원자 자체적으로 내부 전위 (=내부 전압)이 발생한다.
High-k 물질은 이러한 쌍극자를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는 물질이다. 모두 그런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원자번호가 높은 금속 산화물 계열 물질들이 (ex. HfO2, ZrO2) 높은 유전율을 갖는다.
결국 high-k 물질을 사용하는 캐패시터에 외부 전압을 인가함에 따라 많은 쌍극자들이 형성되고 이것은 자체적인 전위차를 만들어 많은 전자와 hole들을 전도체 양 끝단에 묶어둘 수 있다. 이말은 즉 캐패시턴스 값이 커진다는 의미이다.
5. 번외 : 직류와 교류에서의 캐패시터
내가 학생 때, 캐패시터가 있는 회로에 교류 전압을 걸어주면 전류가 흐른다고 배웠다. 난 도저히 물성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캐패시터는 중간에 절연막이 있기 때문에 절대 전자가 이동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결국 전류라는 것은 전자의 이동이라는 것을 망각하고 있었다. 교류는 시간에 따라 +/-가 바뀌기 때문에 캐패시터가 충전되기 전에 전압의 극성이 바뀌면 캐패시터의 전도체에 살짝 모여있던 전자들이 다시 반대쪽으로 이동하고.. 이것이 무한 반복이 되다 보니 결국 전류가 흐르는 것이다.
그렇게 따지면 직류 역시 캐패시터가 충전되기 전 짧은 시간 동안 전류가 흐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아래 유튜브를 첨부한다. 직류와 교류에서의 캐패시터의 거동을 쉽게 잘 설명해 준 동영상이다.
다음 포스팅은 MOS 캐패시터의 이론과 개념에 대해 포스팅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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